우리동네 활동가
- 놀이터 구조대 -
여러분들은 어릴 적 친구들과 어디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셨나요? 전 가장 먼저 놀이터가 떠오르네요. 땅따먹기, 술래잡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등 많은 것들을 하고 놀았습니다. 놀이터에는 아무 때나 가도 친구들이 있었고 친구들과 모이면 자연스레 놀이터에 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동네놀이터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찾기 어려워 졌습니다. 텅 비어 있을때도 많고요.
오늘 소개해 드릴 모임은 놀이터를 세대간의 연결고리로 만들고자 하는 『놀이터 구조대』입니다. 『놀이터 구조대』김송미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Q) 놀이터 구조대는 어떤 모임인지 소개해 주세요. 그리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놀이터구조대>는 <안산새사회연대 일:다>라는 단체에 소속된 봉사동아리 <하나되는 우리누리>의 다양한 봉사 활동 중 하나입니다. <놀이터구조대>라는 이름 그대로, ‘놀이터를 구조하자’ 라는 의미로 만들어졌고요.
사실 처음엔 더러운 ‘놀이터를 청소해볼까’라는 마음이었어요. 그러다가 청소만 하는 것보다는 무언가 의미 있는 것들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요즘 뉴스에서는 흉흉한 소식들만 전해지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밖에 내보내는 게 좀처럼 쉽지가 않은 세상이잖아요. 어르신들은 집에만 있는 게 적적해 노인정에 나가보지만, 활력을 찾을 마땅한 계기가 없고, 청년들에게 마을은 그저 집으로 가기 위한 통로일 뿐이고...
이러한 아이들, 부모들, 노인들, 청년들. 이들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놀이터니 놀이터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볼까? 그래서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놀이터구조대>는 한 달에 한번 일요일에 와동에 있는 놀이터로 갑니다. 와동으로 가는 이유는 동아리 내에 와동에 사는 친구들이 많기도 하고, 와동 놀이터가 넓어서 활용하기에 좋더라고요.
Q) 놀이터 구조대는 어떠한 일들을 하고 있나요?
A) 우선 첫 번째로는 청소를 합니다. 쓰레기를 줍는 것에서부터 낙서 지우기까지. 혹시 놀이터에 낙서 보신 적 있나요? 정말 어마어마해요. 각종 아이돌을 향한 사랑표현부터, 다양한 고민꺼리들까지. 그게 추억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모두가 사용하는 놀이기구에 가득한 낙서는 보기에 너무 안 좋죠. 그래서 깨끗이 지우려고 온갖 힘을 다 씁니다. 지울 땐 팔이 빠질 것처럼 아프지만, 지워진 후에 깨끗해진 놀이터를 보면 그렇게 뿌듯하답니다. 가끔 이렇게 청소하고 있으면, 옆에 있는 아이들이 같이 쓰레기를 주워 주거나, 낙서를 지워주기도 하죠. 그럼 더 뿌듯함이 배가 된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놀이터사용설명서>라는 주제로 진행하죠.
6월에는 ‘6월엔 슬러쉬지’ 라는 주제로 게임에 참여한 아이들에게 슬러쉬를 나눠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요, ‘동그랑할머니와 어흥이의 모험’이라는 연극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르신들이 무척 좋아하셨어요. 7월엔 ‘더위야 가줄래’라는 주제로 물총을 가지고 놀이를 진행했죠.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 놀러오신 어르신들과는 수박 나누어 먹기도 함께 했습니다. 10월에는 ‘캔디크러쉬 팡팡’이라는 주제로 전통놀이를 진행하고 모든 미션을 수행한 아이들에게 사탕을 뽑을 수 있는 영광을 주는 행사를 진행했죠. 캔디크러쉬라는 어플이 있는데 그 어플을 놀이터라는 공간에 현실로 끌어와 봤다고나 할까? 엄청 인기 폭발 이였습니다. 게임 후에는 마임공연을 했어요. 모든 세대가 어우러져서, 마임 공연하는 분을 뚫어져라 보는 눈빛들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Q)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 것 들이 있으신가요?
A) 놀이터에 나와서 웃으며 놀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요. ‘우리 아이가 저렇게 웃는 모습 처음 봐요.’ 그저 놀 수 있는 꺼리만 제공해 준 것 뿐인데, 그 아이는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던 거죠. 그 말을 듣는데, 코끝이 찡하더라고요.
사실 저희가 한 달에 한번 와동 놀이터에 가서 활동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우리를 기억할까?’ 라고 생각했는데, 한 아이가 저희 동아리 친구에게 그러더라고요, ‘머리스타일이 바뀌셨네요’ 라고. 그 순간, 비록 한 달에 한번이지만 아이들은 기억하는구나 싶었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집집마다 저희가 꽂아 놓은 <놀이터구조대> 홍보전단을 들고 오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을 볼 때, 뿌듯해요.
Q) 놀이터 구조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놀이터’의 모습은?
A) 놀이터는 세대를 이어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또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공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
예전엔 추억의 공간이었다면, 저희 놀이터구조대에게는 이제는 모두의 공간, 활력을 찾는 공간 !
저희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놀이터는, 아이들은 걱정 없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고, 부모나 어르신들은 놀이터로 나와 함께 함으로써 활력을 찾을 수 있고, 청년들은 청년만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활용해서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세대가 어우러지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놀이터 구조대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아직 더 논의 해봐야겠지만, 이번 놀이터구조대 활동들이 저희 <우리누리> 동아리내 친구들에게 평가가 무척 좋았어요. 준비하는 과정은 때론 힘이 들기도 했지만, 즐거워하는 아이들, 우리들, 그리고 어르신들을 보면 힘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되도록 이면 지속적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예요.
만약 내년에도, 또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면, 그 동네에 사는 더 많은 청년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사실 요즘 청년들은 동네에 대한 개념이 크지 않은 편이예요. 저 역시도 그렇고. 오죽하면 집이 ‘여인숙이다’ 라는 말이 있잖아요? 잠만 자고 나온다고 해서. 그러한 청년들이 자신의 동네를 인식하고 동네 안에서, 지역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A) 놀이터 공간 활용이나, 가능성과 비전을 함께 토론하는 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안산 전 지역으로 확대해서 진행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마을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범 사례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을에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면, 놀이터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고 모든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성경에는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놀이터구조대』를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요^^. ‘세대를 이어주는 놀이터’라.....너무 멋집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신 김송미 선생님께 감사드리며『놀이터구조대』대원들 모두 힘내세요~~!!
<인터뷰정리 - 정책기획팀 정철현>